누하동에 쇼룸을 열게 된 특별한 이유가 있다고 들었어요.
디렉터 비헤비어의 시작은 사실 서울이 아닌 대구의 봉산문화거리였어요. 카페나 갤러리, 표구사들이 어우러진 고즈넉한 동네였죠. 그러다 작년 더현대 서울 팝업을 계기로 서촌에 잠시 머물 기회가 있었는데요. 이전에 제가 알던 서울은 삭막하고 딱딱한 느낌이었는데, 서촌은 사람 냄새가 나고 따뜻하더라고요. 주민과 관광객이 한데 섞여 만들어지는 분위기도 대구 봉산문화거리와 꽤 닮아 있었고요. 그 때 '여기에 매장을 열어야겠다'는 확신이 들었고 바로 실행에 옮기게 되었습니다.
새 쇼룸은 어떤 분위기로 꾸며졌나요?
디렉터 비헤비어 서촌 쇼룸의 외관은 굉장히 현대적이에요. 하지만 내부는 그와 대비되게 따뜻한 분위기를 담고 싶었어요. 매장에 들어섰을 때 '이건 예상 못 했는데?'라는 생각이 들도록 곳곳에 비헤비어만의 감각을 표현하고자 했죠. 그동안 수집해온 원목 빈티지 가구와 집기들을 상반된 느낌의 노출 콘크리트 공간에 의도적으로 배치했어요. 이 조합이야말로 저희가 늘 이야기해온 '오리지널의 변주'라는 키워드를 가장 잘 드러내는 방식이라고 생각했답니다.
이번 쇼룸을 통해 기대하고 있는 변화나 바람이 있다면요? 그걸 위해 요즘 가장 신경쓰고 있는 부분도 알려주세요.
디렉터 이전까지는 비헤비어가 오프라인에서 고객을 만날 수 있는 공간이 없었어요. 그래서 무엇보다 소통의 장을 만들고 싶었죠. 개인적으로 온라인보다는 오프라인에서 고객을 직접 만나온 시간이 많아서 오프라인 특유의 힘이 있다고 믿는 편이에요. 단순한 판매보다는 고객들과 안부를 나누고 가볍게 대화할 수 있는 편안한 분위기를 만드는 데 가장 심혈을 기울이고 있어요.
쇼룸을 준비하거나 운영하면서 기억에 남는 순간이 있다면 들려주세요.
디렉터 서촌 쇼룸은 별도의 인테리어 공사 없이, 가구와 집기들만으로 완성한 공간인데요. 매장을 계약하고 불과 3주 만에 문을 열었답니다. 지금 돌이켜보면 다소 무모한 시도였을지도 모르지만, 오히려 그간의 궤적과 즉흥성이 공간의 개성을 만든 것 같아요. 다행히 많은 분들이 좋아해 주셔서 결과적으로 후회 없는 결정이었다고 생각해요.
이번 시즌에 추천하는 아이템은 무엇인가요? 스타일링 팁도 함께 알려주세요.
디렉터 이번 시즌 첫 선을 보인 로버 셔츠를 특히 추천합니다. 컷오프 된 빈티지 데님 쇼츠나 퍼티그 팬츠처럼 여유 있는 실루엣의 팬츠와 잘 어울려요. 또, 각각 다른 방식의 염색과 워싱을 거쳐 빈티지 특유의 컬러 팔레트를 표현한 후디와 반소매 티셔츠도 빼놓을 수 없는데요. 단품으로도 존재감이 꽤 커서 되도록 디테일이 많지 않은 팬츠와 연출해 보세요.
자연스러운 구김이 멋스러운 체크 셔츠
빈티지 스웨트를 재해석한 여유로운 후디
데미지 가공이 매력적인 포켓 티셔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