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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월이 되면 생각나는 아우터.
부드러우면서도 단단함이 느껴지는 코트.
응답하라, 떡볶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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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플코트에 관한 사소한 몇가지 이야기
Host 29CM
Panel Rob Huds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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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대표 코트의 출생지는 벨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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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 더플코트 이야기를 풀어보고 싶었는데 생각나는 곳이 딱 ‘런던트레디션’이었어요! 궁금한 게 많습니다!
R. 한국 고객들과 만나보고 싶었는데 이렇게라도 기회가 생겨 영광입니다. 한국에서도 더플코트를 찾는 사람들이 많아지고 있다고 들었어요. 모르고 입어도 상관은 없지만, 그래도 여러 가지 흥미로울 이야기들이 있으니 관심을 가져준다면 좋겠네요.

29. 저희는 이름부터 궁금했어요. 왜 ‘더플코트’죠?
R. 처음 만들어졌을 때 이야기를 해드리면 되겠네요. 더플코트는 19세기 중반, 벨기에의 듀펠(Duffel) 마을에서 만들어졌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두껍고 거친 원단을 만드는 마을이었죠. 그 원단은 워낙 유명해서 원통형의 가방을 만들 때도 쓰였는데 그게 더플백의 시초라고 알고 있습니다. 더플코트 역시 그렇게 붙여진 이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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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 지역 이름일 줄은 꿈에도 몰랐네요! 
작업복이었다고 말씀하셨는데 어떤 사람들이 주로 입었나요?
R. 가장 많이 활용된 곳은 역시 전장이었습니다. 2차 세계 대전 당시 영국 해군에게 공급되었거든요. 해상은 아무래도 한파와 강풍 등 극심한 기후 변화가 잦은 곳이라 군인들을 지켜 줄 보호 의복으로 쓰였어요.

29. 더플코트 하면 부드러운 이미지를 늘 떠올렸는데 밀리터리 복식이었다니 놀라운데요?  
R. 넓은 후드는 머리 위에 모자를 쓰고도 덮을 수 있도록 고안된 것이고 우드 토글 버튼은 두꺼운 장갑을 끼고도 한 손으로 편하게 코트를 여밀 수 있도록 만든 것이었어요. 어깨 위 이중 요크도 영국 해군 복식의 특징을 그대로 따온 것이고요. 그 어떤 아우터보다 실용적으로 만들어진 옷이었답니다.

영국 셀러브리티부터 한국 고등학생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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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 군복으로 쓰이던 더플코트는 그럼 어떻게 패션 시장으로 넘어오게 된 건가요?
R. 비틀즈와 데이비드 보위를 필두로 하는 영국의 음악 시장이 큰 역할을 했다고 생각해요. 1960~70년대에 패션 붐이 일며 그들의 스타일이 늘 화제가 되었는데, 바로 더플코트가 그들의 일상에 늘 함께 하고 있었어요. 런던과 리버풀의 비틀즈 팬들 사이에선 더플코트가 머스트 해브 아이템이었던 겁니다.

29. 비틀즈랑 보위는 어쩌다 더플코트를 입게 됐을까요?  
R. 글쎄요. 더플코트는 데님하고 비슷하다고 생각합니다. 물이 빠지고 낡아도 그 나름대로의 멋이 나는 옷이에요. 입을수록 매력이 나타나는 옷인 셈이죠. 아마 비틀즈와 보위가 아니었더라도 결국 사람들은 더플코트의 매력에 빠질 수밖에 없었을 겁니다. 남녀노소 누구에게나, 어떤 스타일에도 자연스럽게 어울리는 옷이었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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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 그러고 보니 <나 홀로 집에>의 어린 케빈도 더플코트를 입었던 것 같네요. 
R. 맞아요. 케빈이 입었어요. 그리고 사람은 아니지만, 영국을 대표하는 문학 캐릭터 <패딩턴>의 패딩턴 베어도 늘 더플코트를 입었죠. 그런데 그거 아세요? <나 홀로 집에>에서 더플코트를 입는 건 케빈만이 아닙니다. 케빈의 아버지도 더플코트를 입었어요.

29. <나 홀로 집에>가 개봉할 당시 한국에서도 더플코트가 큰 인기를 끌었던 걸로 기억해요. TV에 나오는 유명 연예인부터 같은 학교에 다니는 친구들까지 모두 더플코트를 입었죠. 한국에서는 더플코트를 ‘떡볶이 코트’라고 불렀어요. 토글 버튼이 한국의 대표 음식인 떡볶이 떡과 닮았다는 데서 붙은 별명이에요.
R. 재미있는 이름이군요. 우리의 옷이 한국에서도 인기였다니 감사할 따름입니다. 우리는 다시 그 ‘떡볶이 코트’의 시대가 오기를 바라고 있어요.

런던이 낳고 영국이 키운 자부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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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 한국에선 아직 ‘런던 트레디션’을 모르는 사람들이 많아요. 브랜드 소개를 한 번 해주시겠어요?
R. 저와 제 동료 마먼(Mamun)은 50년이 넘는 세월을 영국 전통 의복 시장에서 보내왔습니다. 다양한 아우터를 만들며 쌓은 노하우를 토대로 직접 브랜드를 운영해보기로 했죠. 런던 트레디션은 2001년 1월, 그렇게 만들어졌습니다.

29. 브랜드명을 보면 영국과 런던에 대한 굉장한 자부심이 느껴져요. 
R. 영국 테일러드는 정통성에 있어서도 세계 최고 수준의 대우를 받고 있죠. 전통적인 제작 방식을 지금도 고수하는 이유가 바로 그것이기도 하고요. 물론 첨단 기술을 접목시키는 노력 역시 꾸준히 하고 있지만 말입니다. 브랜드명에 ‘런던’을 넣고, ‘메이드 인 잉글랜드(Made in England)’라는 표기를 더한 것은 결국 우리의 자부심이자 포부인 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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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 반응은 어땠나요?
R. 우리는 브랜드를 처음 만들었을 때 별다른 마케팅을 하지 않았습니다. 그저 퀄리티를 믿고 장인들과 함께 꾸준히 좋은 옷을 만들었죠. 특히 원단은 이탈리아의 최고급 더블 페이스 원단으로 우리의 정체성을 분명히 합니다. 그리고 우리의 옷을 알아봐 주는 때가 올 것이라 자신하고 기다렸어요.

29. 입소문을 믿은 건가요?  
R. 시간이 좀 걸리긴 했지만 우리의 예상은 적중했어요. ‘메이드 인 잉글랜드’의 가치를 믿어주는 수요가 유럽 등지와 일본에 있다는 것을 알게 된 우리는 그때부터 브랜드의 글로벌화에 돌입했어요. 결국 2014년과 2020년에 국제 무역 어워즈에서 퀸즈 상을 수상하는 쾌거도 이뤄냈고 지금은 전 세계 25개국에 수출도 하고 있습니다.
결국 가장 궁금했던 질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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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 저가의 더플코트와 비교해보면 확실히 좋은 옷은 차이가 나는 것 같아요.
R. 맞아요. 어느 옷이나 마찬가지겠지만 어떤 원단을 사용하는지, 어떤 부자재를 사용하는지가 정말 중요해요. 좀 전에 말한 것처럼 이탈리아산 더블 페이스¹ 원단을 고집하고 있어요. 안감을 대는 다른 브랜드와 차별화되는 지점이죠. 전통을 지키는 겁니다. 더플코트는 겉으로는 심플해 보이지만 굉장히 복잡한 옷이에요. 장인의 손길이 없다면 절대 좋은 더플코트가 나올 수 없어요.

29. 런던 트레디션은 더플코트 전문 브랜드인 만큼 다양한 더플코트를 만들어요. 한국 시장에는 어떤 모델을 추천하고 싶나요? 
R. 클래식하면서도 스탠더드 핏을 원한다면 에리카 더플코트를, 원형을 유지하되 좀 더 박시한 핏을 원한다면 윈스턴 더플코트를 추천합니다. 에리카의 경우 5년 전부터 한국 시장에서 꾸준한 반응을 얻고 있는 아이템이고 윈스턴은 이번 시즌 새롭게 출시한 모델이에요. 오버사이즈 핏이 유행하고 있는 만큼 트렌디한 스타일을 원하는 분들에게 좋은 제안이 되지 않을까 싶네요.
¹더블 페이스 - 2개의 직물이 양면으로 짜인 원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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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 꼭 런던 트레디션이 아니라도, 좋은 더플코트를 고르는 법을 알려주세요. 사실 이 질문이 가장 하고 싶었습니다.
R. 물론 우리 옷을 고르는 게 제일 좋습니다만(웃음), 좋은 더플코트라. 일단 더플코트가 갖추어야 할 기본적인 요소를 다 포함하고 있는지를 보세요. 큼지막한 후드와 어깨 요크, 토글의 퀄리티나 위치도 중요해요. 아 그리고, 두께감 있는 원단을 사용했는지도 꼭 살펴보세요. 더플코트는 다른 코트와 다르게 원단이 묵직하지 않으면 전체적인 실루엣이 쉽게 무너집니다. 원단의 퀄리티가 전체적인 밸런스를 좌우하니 가능하면 실제로 만져보고 입어보시고요, 그게 어렵다면 모델 착용 컷이나 상세 설명을 꼼꼼하게 살펴보세요. 그래야 오래 입을 수 있는 좋은 더플코트를 구입할 수 있으니까요.

29. 올겨울은 예년보다 더플코트의 인기가 많을 것 같아요! 좋은 이야기 들려주셔서 감사합니다! 
R. 이런 이야기는 언제든 좋습니다! 런던 트레디션의 더플코트에도 많은 관심 부탁드리고, 꼭 다시 '떡볶이 코트'의 인기가 부활하기를 기대할게요! 해피 홀리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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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DITOR | YOO DONG WON
DESIGNER | HONG SEOL A
IMAGE SOURCE | LONDON TRADITION, THE COMPASS C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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