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의 집이 돼줄 텐트를 치고, 잠잘 자리를 마련하고 살림을 꾸리는 것까지. 캠핑은 매번 갈 때마다 모든 것이 새로운 시작의 연속이에요. 텐트를 칠 자리를 잡고, 땅땅땅 바닥에 팩을 박아 텐트를 고정해주는 것부터 시작해, 텐트 안에 의자를 펴고 매트와 침낭 등을 깔아줍니다. 그다음은 부엌살림을 꾸릴 차례, 고작 한두 끼의 식사를 차리는 공간이라고 해도 스토브, 가스 연료, 팬, 코펠, 접시, 수저 등 기본적인 세팅은 꼭 필요해요. 매번 비슷하지만 조금씩 다른 캠핑의 세팅을 끝내고 나면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서로의 얼굴을 보며 습관처럼 하는 말이 있어요, ‘커피 한잔할까?’
딱 두 잔 정도의 커피를 끓일만한 자그마한 주전자에 물을 담고, 딱 주전자가 올라갈 만한 크기의 아담한 스토브에 불을 붙여 줍니다. 백패킹부터 시작해 장비가 소박하고 앙증맞은 덕에 장비는 작게 작게, 짐은 딱 필요한 만큼만 챙기는 것이 몸에 배어버렸네요.
캠핑 짐 중에서도 특히 음식은 간소하게 챙기려 노력하는 편이에요. 캠핑을 시작할 무렵에는 다양한 재료를 사용해 제법 화려한 요리도 했지만, 버려지는 재료들과 뒤처리 등이 늘 골치였죠. 딱 맛있게 먹고 남기지 않을 정도만 준비하는 지금은, 짐도 많이 줄었을 뿐만 아니라 그에 따른 고민도 많이 줄어들었어요. 사실 밖에선 뭘 먹어도 맛있다는 점도 한몫했고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의 짐에서 늘 아낌없이 챙기는 것이 있다면 바로 커피입니다. 텐트를 다 치고 나서 잠시 숨을 돌릴 때, 저녁 식사를 마치고, 따스한 모닥불 앞에 도란도란 둘러앉아, 그리고 아침 식사할 때도. 캠핑의 순간엔 늘 커피가 자연스러운 풍경처럼 자리하고 있어요. 인스턴트도 좋고, 드립백도 좋고, 모카포트나 핸드드립이면 더더욱 좋아요. 신선한 원두를 준비해 드르륵드르륵 갈아, 커피를 내리는 일련의 과정은 번거롭다기보단 오히려 일종의 의식에 가까운 느낌이에요. 그래서 간편한 것도 좋지만, 가능하다면 시간을 들여 천천히 해나가는 편을 더 좋아합니다.
오늘은 저희가 애용하는 커피 아이템들을 둘러싼 이야기를 들려드릴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