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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을 채워주는 사소한 물건에 주목합니다.
일상 속 사물과 함께한 순간을
매월 다른 시선과 이야기로 전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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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방이란 소지품을 넣어서 들거나 메고 다닐 수 있도록 편의를 위해 만든 물건입니다. 모양과 소재가 무궁무진하게 변형되어 때와 장소에 어울리는 것을 고르는 묘미가 있습니다. 단순한 모양의 에코백도 취향과 성격을 드러내기에 충분하죠. 수많은 가방 속에 숨어 있는 다양한 아이디어를 꺼내봅니다.
이것은 일상에서 발견한 4개의 작은 이야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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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의 충동은 갑자기 찾아오지만
바로 떠날 수 있는 기회는 드물다.”
늘 여행 가방을 꾸려두는 것은 오래된 습관이다. 여행의 충동은 갑자기 찾아오지만 바로 떠날 수 있는 기회는 드물다. 문득 타이밍이 잘 맞아떨어지는 어느 날, 가방 하나 손에 들면 훌쩍 출발할 수 있도록 상시 몸과 마음의 준비를 해두는 것이다.

방 한켠에 놓여 있는 여행 가방은 특별한 것은 아니다. 공간이 넉넉한 패브릭 가방이면 된다. 여기 휴대용 스킨케어, 세면도구, 필기구, 상비약, 잠옷, 여분의 안경과 충전기가 항상 들어 있다. 친구 집을 방문하거나 호텔에서 휴가를 보낼 때 또는 짧은 근교 여행이라면 이 꾸러미 하나로 충분하다.

일정이 길어진다면 캐리어에 통째로 던져넣고 옷과 책을 추가로 챙긴다. 기차를 타고 남쪽으로 내려가거나 배를 타고 섬에 들어가거나, 설령 해외에 나가도 당분간은 안심할 수 있다. 지갑과 휴대폰만 있다면 뭐든 쉽게 구할 수 있는 세상이지만 익숙한 물건을 지니고 다니는 것은 낯선 환경에 적응을 돕고 불필요한 소비를 줄여준다.

나중에는 떠나고 싶을 때 떠날 수 있는 삶을 사는 것이 목표다. 그날을 꿈꾸며 아무런 계획이 없는 날도 가끔씩 가방을 들여다본다. 칫솔을 교체하거나 수분 크림 용량이 넉넉하게 남아 있는지 살핀다. 다시 또 이 가방을 들고 현관을 나설 날이 언제일지 기대하면서 설레는 마음으로 가방을 점검하는 보통날이 계속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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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에게 가방이란 운반과 보관의 도구다.
예쁜 것보다 편한 것이 우선이다.”
나에게 가방이란 운반과 보관의 도구다. 예쁜 것보다 편한 것이 우선이다. 맥북과 아이패드를 갖고 다니는 경우가 많으니 가방만이라도 무게를 줄이는 것이 중요하고, 관리가 까다로워서도 안 된다. 디자이너 브랜드의 근사한 백보다 패브릭 가방을 오랜 시간 고집하면서 나름의 기준도 생겼다.

하나, 평소에는 맥북이 넉넉하게 들어가는 사이즈의 에코백을 주로 멘다. 한쪽 어깨에 가방을 멘 채 다른 팔을 집어넣어서 뒤적거릴 수 있을 만큼 입구가 벌어지는 것이 좋다. 대개 LP가 들어가는 정방형 사이즈가 적당하다. 여기서 세로 방향으로 약간 길어져도 된다.

둘, 가방에도 계절의 변화를 반영한다. 살갗을 스치는 것에도 예민한 여름에는 얇고 가벼운 것이 최고. 캔버스 천보다 리넨이 낫고, 염색하지 않은 그대로의 색상이 좀 더 시원해 보인다. 겨울에는 무조건 끈이 길어야 한다. 두툼한 겉옷 소매를 끈이 짧은 가방에 끼워 넣느라 낑낑대거나, 간신히 구겨 넣은 어깨에서 가방이 뚝 흘러내리는 것은 사소하지만 상당히 기운이 빠지는 일이다.

셋, 때에 따라 더 크거나 작은 가방으로 기분을 전환한다. 쇼핑이나 장 보러 갈 때는 바게트 빵이나 신발 박스도 거뜬히 들어가는 쇼퍼백 사이즈를 꺼낸다. 동네 마실이나 간단한 외출에는 토트백을 든다. 책 한 권, 노트 하나, 펜 한 개가 딱인 귀엽고 아담한 가방은 손도 기분도 가볍게 만들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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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날의 기억이 담겨 있어.
나한테는 기념품이자 기록인 셈이야.”
어쩌다 에코백을 수집하게 되었어? 
- 맨 처음은 여행에서였어. 늘 메고 다니던 크로스백이 갑자기 너무 무거운 거야. 그때 마침 에코백이 눈에 띄어서 샀는데, 수납도 편하고 가벼워서 계속 쓰게 되더라고. 일부러 수집하려던 건 아니고 하나씩 신중하게 사는 편이지만 오랜 시간이 지났으니 어림잡아 100개쯤 되려나. 매일 다른 것을 들고, 낡은 것도 버리지 않고 보관하고 있어.

주로 언제 어디서 사는데?
- 페스티벌이나 공연장에서 굿즈를 사. 아티스트 로고가 그려진 티셔츠를 사 입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에코백을 사는 사람이 나인 거지. 에코백 하나하나에 그날의 기억이 담겨 있어. 나한테는 기념품이자 기록인 셈이야.

어떤 에코백을 선호해?
- ‘에코백'이라는 이름처럼 합성섬유 아닌 친환경 소재로 만들어진 것. 그리고 소재가 얇은 것. 천과 끈 모두 얇으면 축 늘어지는 맛이 있어.

그중에서도 특별히 아끼는 게 있겠지?
- 영국 글래스톤베리 페스티벌에서 구매한 것들. 갈 때마다 두세 개씩 사다 보니 총 8개가 됐어. 매번 디자인은 똑같고 컬러만 달라져서 색상을 보면 몇 년도에 구매한 건지 알 수 있거든.

가장 최근 에코백을 구매한 건 언제였어?
- 안타깝게도 2019년 리스본에서 뮤직 페스티벌에 갔을 때가 마지막이야. 노 페스티벌, 노 에코백. 페스티벌을 즐길 수 있는 시기가 빨리 돌아오길 간절하게 기다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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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심한 디테일을 좋아하는 취향이
자신도 모르게 반영되었다는 것을.”
옷을 보면 사람이 보인다. 가방을 봐도 그렇다. 누군가는 조형미가 돋보이는 가죽 백을 들고 누군가는 트럭 방수 천을 재활용한 백팩을 멘다. 누군가는 에코백을 들고 다닌다. 이 여러 가지를 번갈아 드는 사람도 있고 가방을 안 들고 다니는 사람도 있다. 각자 모두 자기스럽다.
 
한동안 회사에서 여러 명이 마치 유니폼처럼 똑같은 가방을 메고 다닌 적이 있었다. 한 입점 브랜드에서 나눠준 에코백으로 블랙 앤 화이트의 과감한 패턴으로 튀지 않으면서 세련된 매력이 모두의 취향을 충족시킨 것 같다. 당시 사무실에 동시다발적으로 출몰하던 이 가방은 요즘도 잊을 만하면 한 번씩 나타난다.

은근 까다로운 가방 취향의 소유자인 나를 근래 사로잡은 것은 마케팅업에 종사하는 친구가 행사 홍보용으로 제작했던 판촉물이다. 사무실에 놀러 갔다가 재고를 하나 얻었는데 바스락거리면서 튼튼한 재활용 소재, 쫀쫀하고 긴 끈, 안쪽에 박음질된 포켓과 하단을 메시로 마무리한 것까지 마음에 들었다.

철 지난 행사의 공식 명칭이 정직하게 한글로 찍혀 있는 판촉물을 여기저기 자랑스럽게 갖고 다니는 나를 보며 정작 그는 이제야 자신이 만든 가방의 가치를 실감했다고 한다. 물건을 많이 쓰고 만들어본 사람의 습관적인 탐구와 고민, 사용자를 배려하는 세심한 디테일을 좋아하는 취향이 자신도 모르게 반영되었다는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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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민
Forest (2Way) Eco Bag Blue
25,000
4.5
(25)
'사물과 함께한 순간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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