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HOME + TERVIEW
Chapter 17
누군가를 더 깊이 알고 싶다면 그 사람이 머무는 공간에 가보세요. 인테리어부터 작은 소품 하나까지, 겉모습에서 느낄 수 없었던 진정한 취향이 곳곳에 묻어있을 테니까요. 29홈터뷰(29HOME+TERVIEW)는 공간과 사람, 라이프스타일에 관한 이야기를 인터뷰 형식으로 소개하는 29CM만의 홈 콘텐츠입니다.
29HOME + TERVIEW
Chapter 17
WHO 프로덕션 어드바이저 김병종 (@bottlebellkim)
강남역에서 불과 30분 거리의 하남 미사에 조금 특별한 공간이 있다는 소문을 듣고 찾아간 보틀벨 하우스는 싱글 라이프에 최적화된 곳입니다. 여느 집과 가장 큰 차이점은 이곳이 전월세가 아닌 자가이며, 테라스가 딸린 복층 오피스텔이라는 사실! 홈터뷰 열일곱 번째 이야기, 지금 바로 시작합니다.
Q. 29홈터뷰에 응해주셔서 감사해요.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자유롭고 유쾌한 삶을 추구하는 김병종입니다. IT 기업에서 프로덕션 어드바이저로 재직 중이며, 최근에는 ‘싱글타운’이라는 메타버스 데이팅 서비스를 만들고 있어요. 사람들을 만나고, 책 읽고 글 쓰는 걸 좋아하며, 술과 쇼핑을 즐겨요. 현재 사는 집은 제 이름을 따서 ‘보틀벨 하우스’라고 애칭을 붙였어요.
Q. 오피스텔을 자가로 산 이유가 궁금합니다. 이 집을 선택하게 된 계기가 있나요?
집을 부동산 투자의 개념으로 접근하기보다는 싱글 라이프를 재미있게 즐길 수 있는 곳으로 찾았어요. 층고가 높은 복층 구조, 요리하기 좋은 주방, 작은 정원을 꾸밀 수 있는 테라스 등 원하는 조건을 검색했더니 이 집이 나왔습니다. 딱 제가 원하던 구조였죠. 50살까지 싱글 라이프를 유지할 계획이라 굳이 결혼을 염두에 두고 집을 고를 필요 또한 없었고요.
Q. 취향이 한껏 드러나는 거실이에요. 어떤 컨셉으로 완성한 건가요?
마음에 드는 가구를 하나씩 들이다 보니 세련되고 차분한 느낌을 좋아한다는 걸 깨달았어요. 블랙&화이트 베이스에 차갑고 현대적인 느낌의 크롬, 가죽 소재의 제품을 배치하니 자연스럽게 모던 인테리어가 되었죠. 사실 모던 감성은 큰 평수의 저택 혹은 아파트에서나 볼 수 있잖아요. 그에 비하면 다소 협소한 공간이지만, 그래서 더욱 특별하고 멋있는 모던 하우스로 꾸미고 싶었어요.
Q. 복층 공간은 어떤 곳인가요? 장단점이 뚜렷해 보여요.
복층 공간은 높이가 낮아 올라가면 허리를 숙여야 하는 불편함이 있지만, 꽤 넓어요. 그래서 침실과 서재로 꾸몄습니다. 보통 자리를 잡고 앉아있거나 누워있는 공간이다 보니 그다지 불편하지 않아요. 오히려 복층 구조라서 손님들이 왔을 때 잠자는 공간을 노출할 우려가 없습니다.
2층의 높이가 낮은 건 보통 서비스 평수로 제공되기 때문이에요. 계약 면적이 아닌 서비스 면적으로 받는 공간에 침실을 따로 둘 수 있다는 걸 생각하면 감수할 수 있다고 생각해요. 공간이 한정적인 오피스텔에서 잠자는 공간을 숨길 수 있고, 작은 평수지만 층고가 높아 더 넓은 개방감을 자랑한다는 복층 구조만의 확실한 장점이 있어요.
Q. 보틀벨 하우스 인스타그램 계정(@bottlebell_house_archive)을 따로 만든 이유가 있나요?
3년 동안 집을 꾸미면서 느꼈던 점이나 정보, 노하우 등을 잘 정리해서 공유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 아카이브 계정을 따로 만들었어요. 작은 집이라도 철저히 계획하고 꾸미면 모던한 집을 만들 수 있다는 것을 많은 사람에게 보여주고 싶었습니다.
Q. 가구나 소품을 고를 때는 어떤 부분을 고려하나요?
심미적으로 불편함이 없는 훌륭한 디자인을 가장 중요하게 보고 그다음에는 만듦새인 것 같아요. ‘가성비’라는 말을 그다지 신뢰하지 않습니다. 경험상 봤을 때 퀄리티도 훌륭하고 가치가 있는 제품은 보통 높은 가격대를 형성하고 있는 경우가 많고, 가격이 상대적으로 저렴하다고 제품이 지닌 본래의 가치가 높아진다고 생각하지 않거든요.
Q. 욕실 또한 독특해요. 직접 시공하기까지의 과정/에피소드 등을 말씀해주세요.
목욕하는 걸 좋아하는데 이 집도 여느 오피스텔들처럼 샤워부스만 있고 욕조는 없었어요. 어느 날 갑자기 직접 만들어보면 어떨까 하고 생각이 들더라고요. 바로 조적 욕조를 만드는 업체들을 검색하고 어떤 식으로 작업할지 고민했습니다. 제 키와 손의 높이, 앉은키 등을 고려해 욕조 높이부터 수건걸이 높이, 샤워기 높이까지 일일이 제가 다 정해서 디자인했어요. 덕분에 사용할 때마다 굉장히 만족스럽고 행복합니다.
Q. 예전에 살던 곳과 비교했을 때, 라이프스타일이나 루틴 등 어떤 변화가 이사 후에 생겼나요?
A. 바로 이전에는 작은 원룸에 살았어요. 공간이 너무 좁다 보니 꾸미기 애매하고 손님들을 초대하기도 어려웠습니다. 그러나 만족할만한 구조와 크기의 집을 찾아 제 취향대로 완성하고 난 이후로는 자연스럽게 좋아하는 사람들을 자주 초대해 공간을 함께 즐기고 있어요. 직장 동료들을 불러서 요리도 해주고, 친구들을 불러서 술도 마시고요. 함께 누리면 더 행복하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