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HOME + TERVIEW
Chapter 25
누군가를 더 깊이 알고 싶다면 그 사람이 머무는 공간에 가보세요. 인테리어부터 작은 소품 하나까지, 겉모습에서 느낄 수 없었던 진정한 취향이 곳곳에 묻어있을 테니까요. 29홈터뷰(29HOME+TERVIEW)는 공간과 사람, 라이프스타일에 관한 이야기를 인터뷰 형식으로 소개하는 29CM만의 홈 콘텐츠입니다.
29HOME + TERVIEW
Chapter 25
WHO 브랜드 오이뮤 대표 신소현 @oimu_
늠름한 자태의 고양이 세 마리가 반기는 이곳은 디자인 스튜디오 겸 라이프스타일 브랜드 오이뮤를 운영하는 신소현, 전민성 부부의 두 번째 보금자리입니다. 반려묘들을 위한 그들의 따뜻한 배려와 결심이 돋보이는 집을 스물다섯 번째 홈터뷰에서 만나보세요.
안녕하세요. 디자인 스튜디오이자 라이프스타일 브랜드 오이뮤 대표 신소현입니다. 남편 전민성과 오이묘, 오동이, 코점이 세 마리의 반려묘와 함께 살고 있어요.
Q. 고양이들의 환대를 받으며 집안을 들어섰어요. 집안 곳곳 고양이들을 위한 세심한 배려가 엿보이네요.
사실 이 집은 저희 부부를 위한 집이기도 하지만, 반려묘를 위한 집이기도 해요. 길에서 돌보던 고양이들이 사무실로, 사무실에서 살던 고양이들이 이 집으로 전부 함께 이사 오게 되었어요. 집안 곳곳에도 반려묘들이 활동할 수 있는 수직 공간이나 숨는 공간, 창 너머를 구경할 수 있는 요소들을 고려했습니다. 특히 캣스텝 꼭대기에 올라가 볼살이 쳐진 채로 아래를 내려다볼 때 정말 귀여워요. 주방을 분리하는 자작나무 벽면은 벽장으로 만들어 간식과 물품을 효과적으로 수납하고 있고, 아래층에는 편히 쉴 수 있는 작은방을 만들었습니다.
Q. 테이블과 선반으로 이루어진 거실이 일반 거실의 형태를 띠고 있지 않은 점이 새로워요.
부부의 라이프스타일을 고려해 선반과 태이블 정도로 배치해두었어요. 테이블은 재택근무 시 업무용 또는 다이닝 용도로 사용하곤 해요. 특이 이 Vitsoe 선반은 애정 하는 가구 중 하나예요. 신입사원 시절 회사 디자인실 입구에 강한 존재감을 드러냈던 Vitsoe 선반이 너무 멋져 ‘언젠가 나도 저 멋진 선반을 내 공간에 들이리!’ 하는 꿈을 꾸었는데 비로소 실현하게 되었습니다. 쇼룸처럼 오이뮤 제품을 전시해 놓기도 하고 제품 촬영을 하기도 해요. 아끼는 공간에 놓을 만한 모습인가 검토해 보기 좋아요.
Q. 집 인테리어에 브랜드 오이뮤가 가진 정체성과 취향이 반영된 부분이 있다면요?
조명이나 문 손잡이, 작은 소품들은 빈티지 제품 중에 고른 것들이 대부분이에요. 오이뮤 브랜드를 통해 오래된 이야기 속에서 가치를 찾는 일을 하다 보니 자연스럽게 오래전에 만들어진 것들 중 현재의 내 맘에 드는 것들을 발견하고 일상 속에서 조화를 찾아가는 것이 재미있어요. 비초에 선반 위에는 100년 전에 쓰던 도자기가 있고, 새로 산 테이블 위에는 70년대에 제작된 조명이 설치되어 있는 등 인테리어 구성에도 과거와 현재가 공존하고 있습니다.
Q. 주방 전체에 따스한 파스텔 톤과 자작나무의 조화가 유독 눈에 띄어요. 소개 부탁드려요.
잡지에서 오랜 시간 쓰이며 에이징 된 알바알토의 가구들이 있는 공간 이미지를 본 적이 있는데, 시간과 함께 멋스럽게 변한 자작나무의 색감과 가구의 덩어리감이 주는 분위기가 마음에 들어 주방과 거실 테이블에 자작나무 소재를 선택했습니다. 색감 있는 문고리나 소품, 마감재 등을 활용해 평소 좋아하는 감각을 추가했습니다.
Q. 그래서인지 유독 정돈된 느낌이 들어요. 수납공간을 활용하는 팁이 있다면요?
민성씨가 물건을 사용하고 제자리에 두는 것을 중요하게 여겨서 각 물건에는 제 자리가 있어요. 물건의 부피감과 사용빈도를 고려해서 자리를 정하고 이를 지키려고 노력하다 보니 물건이 마구잡이로 쌓이거나 꾸역꾸역 수납되는 일이 없어요. 수납 계획을 짤 때, 수납할 물건의 부피보다 수납공간을 크게 고려하는 것이 나중에 물건을 적재하거나 사용할 때 좀 더 용이하고 쾌적하게 사용할 수 있는 방법인 것 같아요.
퀸 사이즈 1개, 슈퍼싱글 1개가 맞붙어있어요. 결혼 후 첫 번째 집에서 침대 1개를 사용했는데, 부부의 잠드는 시간대가 다르고 수면에 대한 민감도가 달라 불편함을 느꼈어요. 침실은 수면에 집중하고자 다른 기능을 포기하고 넓은 침대만으로 구성하게 되었습니다.
Q. 29CM 제품 중 추천하고 싶은 제품이 있다면요?
침실에 큰 침대를 두어 협탁처럼 사용할 사이드 테이블이 필요했어요. NPD의 사이드 테이블은 정해진 방향 없이 소파 테이블, 협탁, 데스크 선반 등 다양한 용도로 활용할 수 있어 좋았어요. 간결한 디자인에 부드러운 베이지 색상 또한 어느 곳에 두어도 잘 어우러질 것 같아 추천합니다.
Q. 두 개의 욕실은 각각 어떤 용도로 쓰이나요?
침실에 있는 욕실은 부부가 주로 사용하고 있어요. 거실의 욕실은 세면대만 두어 고양이들을 위해 건식으로 사용하고 있습니다.
Q. 알록달록 파스텔톤의 욕실이 집 인테리어 무드를 완성하는 것 같아요.
침실에 있는 욕실은 버터색 타일에 컬러 포인트로 활용한 노란색 플라스틱 프레임을 가진 빈티지 거울, 빨간색 플라스틱 수건걸이, 에토레 소트사스가 디자인한 컬러풀한 빈티지 이케아 조명을 적용했습니다. 거실의 욕실은 우리 집 어린이 고양이들을 위해 부드러운 색감의 타일과 도장으로 마감했어요. 세면대는 하늘색 대리석으로 상판을 만들고 철제봉으로 얇게 다리를 만들어 세면대 하부에 고양이 화장실이 수납될 수 있도록 좁은 면적을 효과적으로 활용하고자 했죠.
Q. 부부에게도 반려묘에게도 사랑스럽고 따스한 집인 것 같아요. 앞으로 어떤 공간이 되길 바라나요?
둥근 언덕처럼 완만하고 고양이 털처럼 부드러운 공간이요. 대부분의 시간을 치열하게 고민하고 일하면서 보내다 보니 집에 돌아왔을 때는 날 선 느낌 없이 따뜻하고 부드러웠으면 좋겠어요. 보글보글 요리도 하고 천천히 책장도 넘기고 고양이의 등을 쓰다듬으면서 따뜻한 차를 마시며 일터에서 예리했던 시선과 마음을 다시 둥글게 빚을 수 있는 공간이고자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