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벽돌, 명확한 기준으로 바르게 구분하기

수많은 색상과 모양, 크기의 벽돌이 쏟아지고 있지만 벽돌의 정확한 이름을 알기는 쉽지 않다. 이는 벽돌생산 업체마다 다른 기준과 이름을 사용하고 그 분류 기준이 명확하지 않기 때문이다. 친환경적이며 아름답고 견고한 느낌으로 다시 주목받는 벽돌. 명확한 기준으로 분류하고 구분해 알아보자.

<b>재료에 따라 구분하는</b><div><b>점토벽돌과 콘크리트벽돌</b></div>

<i>대표적인 점토벽돌인 붉은벽돌과 시멘트와 모래, 자갈을 물로 반죽해 만든 콘크리트벽돌.</i>

벽돌의 종류는 수십 가지가 넘지만 먼저 재료에 따라 구분하면 크게 점토벽돌과 콘크리트벽돌 두 가지로 나눌 수 있다. 일반적으로 떠올리는 벽돌은, 흙을 원료로 하는 점토벽돌이며 가장 흔하게 접할 수 있는 붉은벽돌이 점토벽돌의 대표적인 예다. 점토벽돌은 점토, 백토, 황토, 고령토 등의 흙에서 불순물을 제거한 후 1,200℃ 이상의 열로 구워내어 높은 강도를 지닌다. 이 과정에서 벽돌 내에 여러 크기의 공기층이 형성되어 단열 기능을 가진다. 뿐만 아니라 자연재료인 흙을 반죽해 굽기만 하여 포름알데히드와 같은 유해성 물질이 생겨나지 않아 다른 건축재료보다 친환경적이다. 그러나 19세기 이후 철근콘크리트와 같이 벽돌보다 경제적인 건축재료들이 보편화되면서 점토벽돌은 건물에서 하중을 받는 구조재보다 외부를 치장하는 마감재로 주로 사용되었다.<div><br></div><div>반면 콘크리트벽돌은 점토벽돌과 달리 여전히 구조재로 사용된다. 콘크리트벽돌은 흙보다 저렴한 시멘트와 모래, 자갈 등을 물로 반죽하여 압축, 성형하여 굳힌 것이다. 경제적인 반면 외형이 점토벽돌에 비해 아름답지 않고 투박해 건물 내부의 벽체와 같이 구조재로 사용되는 경우가 많다.</div>

<i>시간의 아름다움을 품은 고벽돌과 궁궐과 사찰의 담장, 굴뚝 등에 사용되던 전벽돌.</i>

점토벽돌은 다시 일반 점토벽돌, 고벽돌, 파벽돌, 전벽돌로 구분한다. 일반 점토벽돌의 경우 국내에서 자체 생산하거나 중국, 호주 등에서 수입한다. 수입 점토벽돌은 대부분 비교적 건조한 지역에서 만들어져 벽돌의 흡수율이 국내산보다 18~20% 높은 편이다. 건조한 지역에서는 공기 중 습도가 낮아 벽돌의 흡수율이 높아도 벽돌의 질과 강도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지만, 습한 지역에서 흡수율이 높은 벽돌을 쓸 경우에는 벽돌이 공기 중의 습기를 흡수해 벽돌의 무게가 늘어나고 강도 또한 낮아진다. 따라서 습한 기후에 속하는 우리나라에서 수입 벽돌을 사용할 때에는 환경에 적합한지 한번 더 고려해야 한다.<div><br></div><div>고벽돌은 짧게는 백 년, 길게는 수백 년 전 사용되었던 오래된 벽돌이다. 시간이 빚어낸 아름다움 덕분에 최근 고벽돌의 수요가 꾸준히 늘고 있다. 대부분 중국에서 수입되며 그 양이 많지 않아 가격이 비싼 편이다. 고벽돌 중에서도 붉은빛을 띠는 벽돌은 이름 그대로 고벽돌, 회색빛과 푸른빛이 도는 벽돌은 청고벽돌이라고 칭한다. 청고벽돌은 색상이 자아내는 특유의 진중한 분위기로 최근 여러 건축가가 건축물의 마감재로 많이 사용하면서 대세로 떠오르고 있다.</div><div><br></div><div>파벽돌은 사전적 의미로는 모서리 등이 깨지거나 온전하지 못한 벽돌이지만, 실질적으로는 오래된 건물이나 담장을 허물면서 표면에 생긴 요철이 드러난 벽돌이다. 지나간 시간을 그대로 담고 있다는 것에서 오는 낡은 느낌에 사람들이 많이 찾고 있지만 공급량이 일정하지 않다는 단점이 있다.</div><div><br></div><div>마지막으로, 우리나라를 비롯한 동양에서 궁궐과 사찰의 담장, 굴뚝 등에 사용하기 위해 제작된 흑색 벽돌인 전벽돌은 표면에서 원적외선을 방출하고 해충의 접근을 차단하며 자체에 훌륭한 색상과 문양을 지니고 있어 기와와 더불어 전통 건축재료로 꼽힌다. 최근엔 다양한 업체에서 소성된 점토벽돌에 탄소를 침투시켜 다시 구워낸 벽돌을 생산하고 있다. 어떤 업체에선 일반 점토벽돌에 표면만 검은 색상으로 처리해 전벽돌과 같은 느낌을 주기도 한다.</div>

<i>최근 길이, 폭 두께가 다양한 이형벅돌이 많이 생산된다.</i>

기본적으로 벽돌은 190×90×57㎜의 표준 규격으로 제작된다. 그러나 벽돌이 치장재로 많이 사용되기 시작하면서 조적 구조가 필요로 하던 넓은 두께는 무의미해졌다. 두께로부터 자유로워진 벽돌은 이제 여러 형태와 크기를 가질 수 있게 되었다. 이에 따라 기존의 벽돌을 다양한 방식으로 가공하여 여러 새로운 형태를 만드려는 시도들이 늘어나고 있다. 이는 크게 벽돌의 표면을 가공해 질감과 모양을 변형하는 추가 가공 방식과 벽돌의 크기에 변화를 주는 방식으로 나뉜다.<div><br></div><div>표준 크기로 제작된 벽돌의 추가 가공 방식은 모서리를 깨거나 표면에 요철을 만드는 등의 방법으로 파벽돌의 독특한 분위기를 연출하는 것이다. 벽돌의 모서리를 동그랗게 가공한 둥구리벽돌 역시 추가 가공으로 제작된 벽돌이다. 이러한 추가 가공은 기계로 이루어지지만 사람이 직접 가공할 경우에는 좀 더 가격대가 높아진다.</div><div><br></div><div>벽돌이 마감재, 치장재로 쓰이면서 쌓는 것이 아닌 타일처럼 접착하는 시공 방식을 사용하게 되어 일반적인 규격에서 완전히 벗어나 길이가 몇 배로 길거나 폭이 짧아진 벽돌도 생겨났다. 그러나 길이가 긴 벽돌의 경우, 가공하기 어려울 뿐만 아니라 유통 중 휘거나 금이 가는 등 파손의 위험성이 증가하므로 가격 또한 상승한다. 일례로, 300원짜리 표준 규격의 붉은벽돌에 비해 가로로 세 배 긴 붉은벽돌의 가격은 1만 원에 육박한다. 반대로 벽돌의 폭을 더 짧게 가공하는 경우 타일처럼 시공은 훨씬 쉬워지지만 벽돌을 자르는 날이 두껍고 폭이 짧아지는 만큼 폭에 대한 길이의 비율이 증가해 벽돌 자체가 휠 가능성이 커져 꽤 높은 가격으로 거래된다. 요즘은 벽돌을 이처럼 다른 크기의 타일로 가공하여 판매하는 경우가 많다. 소비자는 이런 벽돌의 다양한 종류와 특성을 파악해 선택하는 것이 바람직하다.</div>

<b>건축재료처방전 GARM</b><div>순 우리말로 '재료'를 뜻하는 '감(GARM)'은 건축과 공간을 만드는 가장 작은 단위인 재료에 관한 정보를 통해 우리 주변의 집과 건축 그리고 도시를 색다른 시선으로 돌아보는 단행본 시리즈입니다.</div>